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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진천 280랠리 예정!
접수기간 : 2021. 5. 1 ~ 5. 15
대회기간 : 2021. 6. 26 ~ 6. 27
대회장소 : 충북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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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6-29 14:42
280랠리를 다녀와서...
 글쓴이 : 뚜웅
조회 : 4,246  

2011년 제12회 280랠리를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랠리를 사고없이 마칠 수 있도록 큰 도움주신 자일님,빈손님,일상탈출님,피가로님,코알라님,쟁벌님,화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잠 못자며 만 48시간을 고생해 주신 질주본능 형수님과 친구분,큐알님,부키멜님,빙허님께 SPECIAL THANKS를...정말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여러분들 덕에 멋진 추억 온몸으로 깊이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어젯밤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서 이런 저런 정리를 마치고 밀려오는 허전함에 잠못이루다 끄적인 글을 올려봅니다.

정말 오랫만에 라이딩후기 써 보네요...^^

 

자식이 뭔지...

24일, 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5시간은 잘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5시...

서비스 보냈던 프린터가 도착했는데 아들넘이 다음주에 시험이라며 문제지를 출력해야 한다며 학원에 가버린다...

프린터 세팅하고 시험지 200매를 넘게 출력했더니 3시간이 흘러버렸다...

"그래....난 팔자에 편히 살 놈은 아닌가봐..."

이번에도 꼬박 뜬 눈으로 잠 못자고 랠리에 나가게 되었다...ㅠ ㅠ

 

기분좋은 출발...

작년랠리 출발때 대열 뒤에 자리 잡았다가 낭패를 보고 금년엔 슬금슬금 앞으로 나섰더니 역시나 막힘없는 스타트...

걱정했던 초반 업힐을 포함해서 첫 구간을 상쾌하게 달렸다...

1포인트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40여분을 빨리 왔다며 빙허형이 우리보다 더 좋아한다...공황치료 쪼금 되셨져? ㅎ

기분 좋게 휴식하고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아준다...

 

난침질

P2~P3를 신나게 달려 송악저수지를 돌아가는데 화산형님이 질주형님을 기다렸다가 함께 가자고 하신다...

마침 이어진 업힐에서 클릿을 빼는 순간...양쪽 다리 허벅지가 돌처럼 굳어버렸고 자전거와 함께 그자리에서 넘어간다.

이때부터 내 다리는 화산형님과 나 스스로에게 난침질을 당하기 시작한다.

이후로도 혼자서도 푹푹푹....

지금 내 다리는 스머프 다리다...ㅠ ㅠ

 

무한끌바

아침먹고 이어진 코스엔 무한끌바가 포함된 싱글길 10여km 구간이다.

이번 코스는 아마도 조상중에 자전거를 못 끌다 죽은 귀신이 있는 분께서 설계를 하신것 같다...

답사때 맛 본 P12~13 지점의 무한끌바보다 더 지독한 끌바에 절로 욕이 나와주신다.

하지만 이것도 랠리의 과정이니 무한하게 감사할 뿐...그나저나 이 분들 오래사시면 더 어려운 코스 만들어 주실텐데...

그만 욕해야겠다.

 

내리가즘

이번 랠리에 참가하는 제 애마를 보고 다들 한마디씩 하셨다...

너무 무겁지 않니?...XC를 빌려가라...XC한 대 사라...등등

그런데 난 업힐이 주는 성취욕보단 딴힐이 주는 쾌감을 더 좋아한다.

이번에도 남들 거의 질질끌고 오는 구간 신나게 타고 내려왔다..."이~~~호"를 연발하며 ㅋㅋ

자전거는 랠리완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것 같다.

 

직립보행

점심을 먹기전부터 다리가 너무 아팠다.

부키형이 맨소래담 맛사지로 많이 풀어줬지만 점심 이후 출발부터 이어진 업힐에서 완전히 무릎이 굳어버렸다.

비는 더 많이 오고 난공불락이지만 끝까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죽어도 없다.

최고봉형님께 먼저 가시라고 말한 뒤 걷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임도길을 혼자 걸으며 노래도 해보고 "할 수 있다!!!"를 한 100번은 외친것 같다.

업힐 경사 1%만 나와도 내려서 걷고 딴힐 경사 1%만 나오면 싯포스트 완전히 내리고 오도바이 타듯 두 발 다 내리고 다운을 이어갔다.

오르막 길에 핸들바를 밀며 크로마뇽인 자세로 걷다보니 허리가 너무 아파 고통의 신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안되겠다 싶어 헤드셋을 한 손으로 잡고 직립보행을 하며 계속 걸었다.

이번 랠리에서 정말 별것 아니지만 큰 교훈을 몸으로 느꼈다..."고통스런 오르막 뒤엔 반드시 신나는 내리막이 있다"는 것!!!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는가부다...

 

뻘창

P7에서 지원팀을 만나고 주저 앉았지만 잠시 쉬고 다시 출발해 본다.역시나 끌바...

이번엔 바닥이 국민학교때 만지던 찰흙이다...물까지 질펀하게 섞인~~거기에 통나무 징검다리까지...

바닥이 미끄러우니 아픈 다리를 딛기가 너무 어렵다.

최고봉형과 고민끝에 하산을 결심...(결론은 빨리 낼수록 좋다는...)

저수지쪽으로 목적지를 돌려 한참을 걷고 우여곡절끝에 마을에 내려와 세상에서 젤루 반가운 모습의 빙허형을 만났다...

차를 타고 히터를 틀었더니 금새 눈이 감긴다...

라이딩거리 95KM / 총 11시간

2011년 12회 280랠리의 내 기록이다...

 

진풍경

내가 중간에 탈출한 코스는 24KM 짜리 긴 임도,싱글길

예정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인데도 화산형과 질주형,갈장군은 내려오지 않는다...

초조하고 걱정되어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지원조와 우리 모두의 시선은 코스의 탈출로에 고정되어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서 자리잡은 집의 주인이 막욕을 해대며 빨리 치우라고 집기들을 발로 걷어차고 난리다...분위기 험악하다

그 때 먼저 자리잡고 있던 동호회에서 백숙 두그릇을 주인집에 밀어 넣는다.

순식간에 고요한 시골집이 되었다...참 기이한 풍경이었다 ㅋㅋ

전사들이 하나,둘 내려오고 화산형과 질주형이 도착했다. 나도 그지 모습이었지만 두 냥반은 진짜 원조그지다 ㅋㅋ

꾸역꾸역 곡기 밀어 넣으시고 다시 출발하실때 쯤 갈장군이 도착한다.

두 분 형님 보내고 갈장군을 못가게 잡았다...지금 나를 엄청 욕하던지 엄청 고마워하고 있을거 가트다 ㅋㅋ

 

독기

베이스캠프에서 잠깐 눈을 붙히고 일어났는데 두 분이 곧 베이스캠프를 지나 가신단다.

지도와 코스를 번갈아보며 시간을 재보니 사실 시간여유가 많지 않다.

아침식사하시는 화산형님께 시간 말씀을 드렸더니 뭘 생각하시는지 표정이 복잡하다.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떠나는 두분의 눈에 독기가 그득하다.

여기부터 두 코스는 차량으로 뒤쫓기로 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잡아빼신다. 예정보다 한 시간을 단축했다.

 

피신

P16과 P17 사이에서 빙허형과 나는 해외로 도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답사때 P16을 PASS했던지라 P17을 P16으로 착각한 우리앞에 아무리 기다랴도 두분은 오시지 않고 화산형님은 길을 잃고 질주형님은 배고픔에

지치게 된다.

빙허형과 나는 표기를 잘못해 놓은 주최측을 "이런 신발,십장생,시베리안 허스키..."등을 외치며 코스를 쥐잡듯이 찾아 헤매지만 두 분은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사람들은 우리차가 하도 많이 보이기에 대회 집행부 차인줄 알았단다. ㅠ ㅠ

미안함에 흐르던 침묵을 깨고 빙허형이 중국에 가서 고기 굽자신다..."전 개장수 자리나 하나 알아봐 주세요"

어렵게 두 분을 만나고 미안한 마음에 임도길을 차로 쫓으며 "대~한민국!!!"을 외친다.

 

초치기

마지막 지원포인트에서 골인점까지는 26KM,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정상적인 속도라면 컷오프 골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저 멀리서 두분이 질풍처럼 달려오시고 식사도 폭풍흡입으로 쓸어 넣고 출발하려는데 혹시나 싶어 만져본 질주형 자전거의 뒷바퀴가 물컹하다.

"이런...빵꾸다!!!"

폭퐁스피드로 빵꾸때우고 부키형은 그 몸무게를 다 실어서 바람을 넣으니 금새 교체완료...

부리나케 달려들 가신다.

무슨 포뮬러 그랑프리대회 정비팀이 된 기분이다...ㅋㅋ

 

마지막 질주

광덕산 강당골 갈림길에 부키형,빙허형이 올라가 있고 나와 최고봉형은 중간지점에서 대기중이다.

두 분이 다운을 시작하는 순간 앞,뒤로 에스코트해서 골인점까지 밀고 나갈 작정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시간이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남은 시간은 30분,25분,20분...

17분이 남은 시간에 저 위에서 화산형이 내려온다.

비상등을 켜고 앞에 있는 장애물 다 치워가며 다운을 인도한다.

순간 속도가 시속 60까지 올라간다.

외암리 민속마을을 지나 도로에서 인도하는데 사이드미러에 비친 화산형님의 페달링이 멈춘다.

아!!!! 이제 더이상은 안 되시는구나...그때 시간이 3시 55분이다.

남은 거리는 5KM 인데...

최고봉형이 외친다 "형, 천천히 가요...무리하지 마시고"

울컥해진 나는 그냥 선글라스를 꼈다...ㅡ,.ㅡ

골인지점에서 화산형의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한 7~8년은 늙으셨다...에구에구 ^^

 

그렇게 두 분의 고통스런 레이스는 끝이났다.

 

네~~~ & 제가...

이 소리는 이번 랠리에서 우리 지원팀이 계속 외치던 소리이다.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지원조를 찾으면 저렇게 답하고 이것저것 막 해주셨다.

꼬박 이틀을 잠 못자며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희생할 수 있단 말인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이지만 우리가 모두 누리고 있는 삶자의 사랑이 바로 이런거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원조 여러분, 정말 정말 고마웠습니다...사랑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과응보라는 사자성어는 절대 틀린말이 아니었습니다.

6월 1일에 280랠리 접수가 시작되면서 충남 아산이라는 장소에 솔직히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려 보았습니다.

아마도 강원도에서 진행되었다면 애시당초 포기했을텐데....

연습 하나 없이 그렇게 우습게 여기고 날로 먹으려는 욕심을 하늘이 절대 용서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무한고통을 다시 경험할지 그렇지 않을지 솔직히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숙제를 남겨둔 마음은 지금 참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즐겁게 타는것엔 변함이 없을게 확실합니다.

이번 랠리를 함께 뛰어주신 네 분 선수여러분들과 지원조 여러분, 그리고 현지에 응원와 주신 태엽새패밀리께도 감사 드립니다.

두서 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80랠리 화이팅!!!
삶은자전거 화이팅!!!

[이 게시물은 280랠리님에 의해 2011-06-29 17:02:12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티거 12-05-30 13:00
 
# 뚜웅님 몸 만들어가지고 제13회 평창 280랠리  참가하여 무사 완주하고 돌아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