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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진천 280랠리 예정!
접수기간 : 2021. 5. 1 ~ 5. 15
대회기간 : 2021. 6. 26 ~ 6. 27
대회장소 : 충북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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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접속자 : 8 (회원 1)
 
작성일 : 10-07-03 10:56
11회 280랠리 참가자 후기(효원 mtb)
 글쓴이 : 용오빠
조회 : 4,736  

대회 출전은 한 단계 기량 발전과 소속감과 팀원 간 결속력을 다지는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280랠리는 꼭 도전하고 싶은 대회이면서도, 언뜻 보기에도 피하고 싶은 대회이기도 합니다.

 그런 280랠리를 올해는 팀장이라는 이유로 빼도 박도 몬하고.. 나름 핑계도 삼아... 출전하게 됩니다..ㅎㅎ

 280랠리는 여러 이야기 거리가 생기는 그런 대회라 생각됩니다. 또한 280랠리의 완주는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요인들이 결합하여 산출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출전과 완주하려는 정신력, 개인훈련과 팀 훈련으로 단련된 체력과 팀웍, 지원조의 체계적 지원, 동호회원들의 정신적, 물질적 지원 등등 어느 한 가지가 소홀하여도 이뤄내기 힘든 목표임에 분명합니다. (무박 무지원으로 도전하고 완주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죠.)

 그 중에서도 이번 280랠리 완주의 일등 공신을 뽑는다면 단연 으뜸 지원조의 활약입니다. 김창환씨의 희생정신과 세심하고 주도면밀한 지원 작전이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는 내년을 기약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투어 후기를 쓰기에 앞서 다시 한 번 김창환씨와 멀리 오포에서 지원한 잘생기고 착한 장호 친구에게 감사드리며 280랠리 완주의 공을 돌립니다.

..........................................................

  50km 지점, 지원조는 비를 피해 인계초등학교 교사 현관에 텐트를 치고 곰국으로 아침 밥상을 차려 놓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들은 비를 피해 편안하게 아침을 먹고 젖은 양말도 갈아 신는 등 여유를 부려봅니다.

 운동장과 노변에서 비닐로 간신히 비를 피해 아침을 먹는 다른 팀들을 보니, 우린 일류 펜션 야외탁자에서 먹는 기분입니다. 역쉬 우리 지원조 센스는 캡왕짱...

 비를 맞으며 임계초를 빠져 나와 주최측이 개발한 임계천 트레킹 800m 구간을 향해 달립니다. 편한 길을 나두고 엄한 바위와 갈대숲 계곡길로 우회한다는 푸념들이 뒤에서 들려옵니다. 비가 내려 미끄럽지만 다들 개의치 않고 씩씩하게 통과합니다. 임계초에서 갈아 신었던 양말은 그새 빗물, 강물 가리지 않고 질퍽하게 먹어버립니다.

 임계천 트레킹 코스를 지나 달리는 고적대 임도길은 그 산새나 지형이 마치 홍천 가리산을 달리는 듯 한 착각을 줍니다. 물론 아직 초반이라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남아 있어서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빗속에 예상 못했던 허벅지 양쪽이 쓸려 통증이 심해집니다. 빨리 합류지점이 나오길 바라며 참고 달립니다.

 100km 지점 용산리 채석장...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지원조는 딱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어줍니다. 대부분의 지원조들은 포기한 이 장소에 4대의 지원차량 중 우리 효원mtb 차량이 맨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갑고 자랑스러운지....

먼저 양쪽 허벅지에 근육테이프를 붙이고 바지를 갈아입으니 날 것 같습니다. 컵라면에 김밥과 수박으로 호강하고 물통 채우고 다시 출발.

 그런데 갑자기 막내 유섭씨가 앞서 쏩니다. ‘저러면 완주는 힘들텐데...’ 큰소리로 불러도 무조건 내달립니다. 본인 때문에 팀 속도가 늦춰졌다는 자격지심이 들어서 일까, 그는 그 미안함을 보상하듯 빠른 속도로 우리들을 인도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어두워지기 전에 하장면에 도착합니다.

 이미 많은 팀들이 도착하여 쉬고 있거나 출발하고 있습니다. 채석장을 떠나 올 때 유섭씨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 한 것이 생각나 우리는 하장 초입에 있는 중국집으로 들어갑니다. 모두들 짜장면 따블로 허기를 채웁니다. 띵호와

 140km 지점 하장면에서 앞으로 마의 30km 구간을 쉬지 않고 넘을지, 한 템포 쉬고 넘을지를 고민합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우리들은 일심동체 무조건 전진하기로 결정합니다. 다만 아쉬운 건 예상은 했지만 유섭씨가 지원조로 변신하겠다는 겁니다. 여까지 달려준 패기와 과감히 접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도령 멜바 코스가 있는 마의 30km 구간을 8시간 안에 통과해야 완주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창환씨의 브리핑이 끝난 뒤 서둘러 야간 장비를 챙깁니다. 1500고지의 강원도 산을, 것도 비오는 한밤중에 넘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의 긴장감이 어둠 사이를 삐집고 들어옵니다.

어둠과 추위에 대비한 장비를 챙긴 뒤 출발. 저녁 8시.
부슬부슬 비를 맞으며 저수지길을 지날 땐 마치 전장을 나가는 병사와 같은 장엄한 기분과, 뭔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뭍어나는 상쾌함이 뒤엉켜 등 뒤로 흘러 내립니다.

‘그깟 거...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어.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며 오르기 시작합니다. 물론 채 10분도 안 돼 좀 전의 상쾌함과 여유는 간 데 없습니다. 길고 심한 경사의 업힐을 끌바로 오르려니 발바닥이 죽어납니다. 온몸은 비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숨은 턱에 닿아 헐떡거립니다.

헉헉.. 헉헉.. 정상에 올라보니 벌써 한 시간 반이 지났습니다... 여튼 정상. 헉헉..
이제 내리막입니다. 준비해간 라이트가 상황이 안 좋습니다. 선주형님의 왕라이트에 의지해서 세명이 하나가 되어 조심스럽게 딴힐을 시작합니다.

 한참을 내려가니 통나무로 길을 막아놨습니다. 임도가 아닌 왼쪽 산비탈 중턱에 빨간 불빛이 번쩍거리며 어서 오라 합니다. 도통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잠시 숨을 고릅니다. 여가 이번 랠리 중 가장 최악의 코스라 들었던 이도령 멜바 코습니다.  자 멋지게 메고 올라봅시다요. 그럽시다...아니 멜 수가 없는데요.. 허걱..

 분명 갓 잘린 통나무들과 덩쿨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데 마치 치밀한 계산 하에 만든 장애물처럼 오를수록 오를 수 없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건 멜바도 끌바도 아닙니다. 숨은 턱을 넘어선지 오래고, 날숨에선 육두문자가 절로 나옵니다. 한 발 딛고 잔거 올리고.. 잔거 올리고 한발 딛고.. 한숨 쉬고..에구 죽는다...

 이 암흑의 심연을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 뒤돌아보니 아래가 까마득합니다. 깜깜한 밤이라 그런지 진도가 무척 더딥니다. 온 힘을 다해 집중하고 한발씩 전진합니다. 아 드뎌 정상이다....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했기에 불안감이 없지 않았으나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장쾌합니다. 당연히 체크 포인트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인증샷을 찍으려 했지만 가방을 뒤질 힘도 없습니다. 그냥 가자.. 그래..

 그 어둠속에서도 내리막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다행히 포장되어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멈추었던 비가 다시 내리고 민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장에서 출발한지 3시간, 8시간은 족히 걸릴 거라고 했으니, 아직 한참을 더 가야 지원조를 볼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42번 지방국도가 나오고 좌회전으로 도로 업힐하라고 신호합니다. 여기저기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사람을 기다리는 차량과 잔거를 싣고 떠나려는 차량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려오는 우리에게 박수를 치는 사람들 덕에 우리는 의기양양해집니다. 내려서서 허리한번 필 새도 없이 생하니 달립니다.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천둥이 보이고 번개가 소리칩니다. ‘이러다 가는걸까’ 에따 모르겠다. 달려라..그래.. 얼마만에 잔거 업힐인데..

 어느새 먼저 간 빨간 안전등이 저 앞에서 꼬리를 흔듭니다. 뒤로는 하얀 라이트 불빛이 우리를 쫒고 있습니다. ‘아, 우리만 있는 게 아니구나’ 산속에선 안 보이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80에서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라 완주를 위해 달리는 동료들입니다.

 정상을 넘어 한 무리의 도전자들은 강원도 한밤의 장대비를 가르며 달립니다. 빗물이 입으로 마구 쳐들어와도 우리는 신나게 달립니다. 10대 때도 못해봤던 비오는 한밤의 완존 미친 라이딩에 마구 즐거워집니다. 역쉬 내리막이 쵝오...

 얼마 후 대덕산 임도 코스로 좌회전에 들어가는 진입로에 도착합니다. 빗줄기가 너무 거세집니다. 희주씨가 잠시 쉬고 가자고 우리를 어둑한 칸막이 같은 곳으로 안내합니다. 시골 버스정류장 같습니다.

 셋이 웅크리고 앉아 라이트도 정비하고 간식도 꺼내 먹으며 잠깐의 여유를 즐깁니다. 참 경험이란 중요한 겁니다. 280랠리를 경험한 희주씨 덕에 길도 잃지 않고 여까지 온 게 넘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그만 칸막이 안에서 우리가 추울까봐 피워(?)주는 담배 연기가 전혀 역하질 않습니다.ㅎㅎ 
 넘 추워서 출발을 서두릅니다. 비를 피하긴 했지만 몸이 식어선지 체감되는 추위는 한겨울 저리가랍니다. 산 속에서 저체온으로 사망하신다는 소리가 이런 건가봅니다. 출발과 동시에 우리는 끌바의 험악한 경사를 1단으로 쉴 새 없이 밟아댑니다.

 두발은 신나게 돌아가는데 상체의 오한은 쉬 사라질 기미가 없습니다. 마침 고장 때문인지 정지하고 있던 다른 팀이 어케 그 경사를 업힐하냐고 박수를 쳐줍니다. 얼어 죽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데 멋지다뇨..

 오르막이 있으면 분명히 내리막도 있습니다. 정신없이 오르니 한결 편안한 내리막이 기다립니다. 임도 중간 중간에 비와 추위를 피해 비닐을 덮고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여기만 내려가면 지원조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우리들은 거침없이 내려갑니다.

 백전리 용소교에 효원 차량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환하게 화롯불을 피워놓고 기다리는 지원조 덕분에 우리는 몸도 녹이고 따끈한 곰국으로 속을 덥힙니다. 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그죠..

 워낙에 많은 비를 맞아서인지 우의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했고 온 몸은 흠뻑 젖어 젖어 있습니다. 빨래감을 넣으려 가져 갔던 비닐에 구멍을 내어 우의 안에 껴입습니다. 다시 불을 째고 나머지 곰국을 마십니다.

 몸이 추스려지니 주변을 살필 여력이 생깁니다.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가 추위에 동사 직전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곳엔 달랑 우리 효원 차량밖에 다른 지원조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지원조들은 만나는 지점마다 이미 우리가 어떤 상황일지를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지원조 덕에 우리가 이케 편하게 라이딩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이 스물 넘어 누군가에게 맘껏 의지하며 기대보는 것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창환씨와 착한 장호가 너무 믿음직스럽고 고마웠습니다. 그들도 한숨도 못자 우리와 똑같은 몰골을 하고 있으면서도 우리를 위해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에 미안함과 고마움이 중첩됩니다. ‘그래 보답하는 것은 완주밖에 없다. 힘내자!!!’  우리들은 사북을 향해 출발합니다.

 사북에 도착하면 한 시간 정도를 잘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엄청난 경사의 업힐 끌바를 힘차게 올라갑니다. 아니 올라가려 노력해보지만 가도 가도 업힐의 끝은 나오질 않습니다. 걸음은 둔해지고 발바닥 통증은 더 심하게 온몸으로 퍼져 나갑니다. OTL 그래도 이도령 멜바 코스를 지났으니 힘든 건 다 지났다고 생각하며 힘을 냅니다.

  바닥만 보며 올라온 끌바의 끝에 길은 안보이고 숲이 보입니다. ‘와 정상이구나,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네’ 근데 이상합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한 정상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코스가 미쳤습니다. 내려가질 않고 수풀을 헤집고 다시 올라갑니다. 여기가 이도령 멜바 2구간으로 300m 업힐 멜바에, 1km 다운 끌바라는 건 도착하고 알았답니다. 

 멜바라면 멋지게 한 손으로 잔거 등에 메고 가는 거라 생각들 하시겠죠. 저도 그랬습니다만, 젠장 그건 영화 속 얘기고.. 자전거와 뒹굴고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넘어집니다. 수풀 중간 중간 미끄러운 나무뿌리에 맥을 못춥니다. 어둠속에서 앞서간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 내려가고 오르기를 몇 번, 산을 넘고 넝쿨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언제 삐끗했는지 왼쪽발목에서 진한 통증이 올라옵니다.

 ‘이건 잔거 대회가 아니다. 우리가 뭐 군인인감...난 민방도 아닌데... 너무들 하시네. mtb 대회면 잔거를 타야하는거 아냐. 잔거가 지팡이냐...’ 작년 코스가 넘 쉬워 주최측에 항의했다는 사람들까지 미워지기 시작합니다. 취미삼아 시작한 잔거...이렇게 죽을똥 살똥 해야하는가 하는 회의감이 진한 피로감속에서 꿈틀거립니다.

 빗줄기가 많이 약해져있는 사북역에 도착하니 새벽 4시를 가리킵니다. 사북역, 그곳은 마치 피난민 수용소 같아 보였습니다. 앞서 도착한 참가자들이 역내에서 자고 있거나 이제 막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1~2시쯤에 도착하여 최소 1~3시간 취침을 마친 사람들이라고 누군가 귀띔을 해줍니다.

 어렵게 도착한 사북역은 우리에게 추위와 불안감을 안겨줍니다. 막 도착하는 우리들 앞에는 이제 곧 출발하려는 무리들이 보입니다. 그들 중 누군가 한 숨도 못잔 울더러 앞으로 12시쯤 되면 졸음 때문에 힘들어 질거라고, 그렇지만 한번 해보라고 격려를 잊지 않습니다. 고마웠습니다. 근데 배알이 꼬였습니다. 농으로 받아줄 여력도 없는거니..

 사북역이 합류지점인줄 알았는데 아니랍니다. 합류지점인 폭포주차장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새벽비를 맞으며 힘겹게 올라갑니다. 효원 차량 안에  잠들어 있는 지원조를 깨웁니다. 서둘러 물과 간식을 챙겨 떠나기로 합니다. 그러는 사이 사북역에서 출발한 한 무리의 출전자들이 우리를 지나쳐 화절령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다들 가볍고 씩씩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서둘러 그들을 따라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습니다.

 ‘온갖 고생 다하고 여까지 와서 완주를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온몸을 감쌉니다. 서둘러 행동 간식과 물을 보충하고 출발합니다. 우리는 정말 단 1분도 잠을 못 잤습니다. 임도가 나오기 전까지 도로 업힐을 하는데 몸이 무겁습니다. 졸음이 엄습합니다. 말로만 듣던 잔거 졸음운전을 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11시간, 거리는 대략 110km, 한 시간에 10km가야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누군가 합니다. 불안해집니다. 두발에 힘을 주어 걷고 달립니다. 그렇게 힘들게 오르다보니 내리막이 나타납니다.

 화절령 다운 코습니다. 정말 깁니다. 그래도 전혀 지겹지 않습니다. 딴힐 코스는 그간의 고생을 보상하듯 끝이 없습니다. 물론 딴힐이라고 무조건 쉬운 건 아닙니다. 온몸의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여기서 낙거하거나 펑크라도 나면 큰일이죠. 험한 자갈길을 빠르고 조심스럽게 내려오려니 체력소모가 큽니다. 

 한참을 딴힐에 업힐에 앞만보고 달리니 정상입니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온 천하가 고랭지 채소밭입니다. 어느새 날이 밝아있습니다. 첩첩산중으로 들어앉은 촉촉한 안개 구름은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수묵화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콘크리트로 잘 정비된 내리막길을 내달리는 것은, 마치 라이딩 후 마시는 시원한 생맥 한 잔처럼 상쾌하기 그지없습니다. 내 다시 찾으리...

밤새 달린 우리는 예미를 거쳐 신동에 도착합니다. 지원조들은 삼계탕으로 아침을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립니다. 남은 거리는 약 60km 정도, 시간은 8시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우리에게 60km는 그리 쉬운 거리가 아닙니다.  완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지만, 체력도 거의 바닥나고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삼계탕을 대충 먹고 간식을 챙겨 서둘러 출발합니다.

 가능성 보여서인지 힘이 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가지 못해 또다시 징그러운 끌바 업힐, 젠장 숨이 턱에 닿는데, 욕지거리가 같이 헐떡거리고 튀어나옵니다. 것도 넘 자연스럽게ㅋ. 전과는 다른 진창길이라 더 힘듭니다. 그래도 변함없이 정상이 나타납니다. 이제 내려가야죠.ㅎ

 모두들 숨을 헐떡이며 달립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여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무조건 내 달립니다. 굽이굽이 오르고 내리고...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보니 빡센 도로 업힐인 광덕리 머리재가 나타납니다. 어느새 주변에 동행들이 많아집니다. 이제 불안함은 더 이상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어 240km 지점, 두 곳의 도강 구간이 나타납니다. 다들 만신창이가 된 몸과 잔거를 물살에 맡겨봅니다. 찬물에 몸을 담구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이젠 졸을 새도 없고 졸음도 안 옵니다.

 가수리 가수분교 느티나무 근처에 지원조가 맛난 샐러드를 준비해 놓고 기다립니다. 꿀맛 같은 샐러드를 단숨에 먹어 치웁니다. 동강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 컷 찍고, 다들 여유가 뭍어납니다. 몸 식기 전에 출발합니다

 조양강을 좌측에 두고 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립니다. 효원 차량이 옆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계속 셔터를 눌러대며 응원합니다. 쑥스럽고 고맙고 미안했습니다...그래도 폼잡으랴, 힘든 것 티 안나게 힘차게 페달을 밟습니다.

 딸각 고개 솔치재 정상서 지원조가 건넨 마지막 오이를 먹고 물통을 챙깁니다. 정선 운동장에서의 상봉을 약속하고 출발합니다. 이어 우측으로 가파른 임도 업힐로 들어서니 주최측 요원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제 10km 남았다고, 다왔다고 힘내라고 합니다. 10km ㅋ 270km를 달려왔는데 까짓 10km쯤이야..

아뿔사!! 급경사 끌바 업힐이 끝도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죽여줍니다. 이 사람들 끝까지 쉽게 보내주질 않는구만.. 정말 마지막 복병입니다. 3km 업힐 끌바, 우리가 두 시간 앞섰기 망정이지 36시간 플랫으로 완주 계획을 세웠더라면 낭패를 볼 뻔 했습니다.

 10km를 통과하는데 꼬박 한 시간이 걸립니다. 여섯 개의 체크 포인트를 다 받아낸 우리들은 힘차게 정선 공설 운동장에 골인합니다. 힘겨운 34시간의 역주는 끝까지 함께한 선주형님, 희주씨와의 기념 사진으로 막을 내립니다......

 몸 아끼지 않고 헌신 봉사하며, 주도면밀한 지원 전략으로 진두지휘한 창환씨,
오포에서 깜짝 등장해 헌신 봉사한 훈남에 착한데 센스도 만점인 장호 친구,
참가자 중 유일한 랠리 경험자로서 끝까지 길 잃지 않게 우리들을 이끌어 준 희주씨,
궂은 일 마다않고 물건 구입에 동생들 챙겨가며 몸소 강한 정신력을 보여준 선주형님,
입문 세달 만에 280랠리에 도전한 용감하고 무서운 신예 유섭씨,
잔거 고장으로 아깝게 중도하차한 김고문님,
정신적, 물질적으로 큰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왕회장님, 권고문님, 김고문님, 박사장님,
뜨거운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보내 주시고 달리는 내내 우리덜 맘속에서 함께한
우리 효원 mtb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