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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삼척 280랠리 예정!
접수기간 : 2022. 5. 2 ~ 5. 16
대회기간 : 2022. 6. 25 ~ 6. 26
대회장소 : 강원도 삼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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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15 13:53
인복이 많았던 삼척 280랠리 후기 - 4/2
 글쓴이 : 글따라
조회 : 1,433  

제 3구간 - 건의령 - 2


이번 280에선 인복을 톡톡히 받았다. 조금 올라가니 띠지가 있어 직진하는데 뒤에 오던 라이더

분이 그 길이 아니란다. ‘, 분명 맞는데.’ 그 분이 답사 왔을 때 여기로 갔더니 산정상으로 길이 없었다며 옆 길로 안내한다. 일단 관망하는 게 순서인 듯하다. 잠시 지켜보니 옆 길로 들어서는데, 다른 일행도 뒤따라 간다. 그럼 길이 있다는 증거. 나도 뒤따라 가니, 바로 띠지가 그 쪽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자칫, 코스를 이탈할 절호의 기회였는데이 분 덕분에 이번 280에선 알바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 분께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그 분들 뒤를 쫓아가니 여기도 억지로 길을 낸 듯하다.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수많은 라이더들의 행렬에 짓밟혀 초라한 모습으로 뭉개져 있었다. 목표가 크면 소소한 것은 무시하기 마련. 보통 위정자들은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백성을 현혹하지 않던가! 그렇게 거창한 구호를 내세워 소중한 가치들을 파괴하는 걸 합리화하는데, 차들이 붐비는 도로에 작은 꽃 한 송이가 위태롭게 피어있다면 우리는 거기서 생명의 소중함을 보게 된다. 280이라는 가치에 작은 생명들이 묻히는 그런 일은 다음 코스 설계부터는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시 옆 길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여기는 짧은 싱글길이었다. 내려오니 도로가 나온다. 그리고 생명의 학교를 지난다는데 캄캄해서 아무 것도 못 보고 그저 앞 라이더만 쫓아간다. 한참을 달리니 안내원이 코스를 인도한다. 밤늦도록 수고하신 분께도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길눈이 어두운 나는 다른 라이더들의 뒤꽁무니만 쫓아간다. 적당하다. 도로에서 힘 뺄 이유가 없는데,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고 몸풀기 적당한 속도로 달려준다. 밉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도 빤다. 그렇게 도로를 꽤 달린 후 다시 임도로 진입한다. 알바를 막아준 고마운 라이더 분도 다른 한 분과 가는데, 조금 빠르다. 뒤따라가는 걸 포기하고 내 페이스에 맞춰 진행한다. 그리고 나중에 지친 이 분을 뵙게 되는데, 그냥 지나칠 수밖에.

  그렇게 오르다 보니, 강원도에 온 게 실감난다. 고랭지 채소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확성기에서 별별 기묘한 소리가 난다. 총소리, 귀신 울부짖는 소리, 호랑이 소리(???), 힘들어 죽겠는데 웃음 터지던 돼지 멱따는 소리. 한밤중에 느닷없는 들리는 이런 소음은 묘한 감흥을 자아낸다. 힘든데 웃음도 나오고 농부들의 처절한 삶이 애잔하기도 하고, 목숨 걸고라도 먹이를 구해야 하는 동물들이 가엾기도 하다. 그리고 한 무리를 이뤄 다시 임도에 들어서고 한참 진행하니 제법 험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다운이 심해서인지 다들 뒤쳐진다. 신나게 내려왔는데 브레이크를 얼마나 잡았는지 손이 얼얼하다. 그리고 다시 나타나는 고랭지 채소밭. 풍경이 너무 비슷해 혹시 다시 돌아온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 지나쳤던 밭에는 플라스틱 원통이 있었는데 여기엔 없다. 하지만 한 번 든 의심이 어디 쉽사리 해소되는가! 쉴 겸 뒤에 오는 라이더들을 기다리니 잠시 후 몰려오는데 내가 서 있으니 길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렇지는 않고 손아귀가 아파서 쉬고 있다고 하니, 그들도 같이 쉰다. 그리고 다시 작은 언덕을 넘으니 저 멀리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많이들 지쳤나, 누군가 저기에 체크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늦지 않았냐고 묻는다. ‘,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답해준다. 현실이 소망대로라면 얼마나 좋을까만, 가보니 끝이 아니라 거기서 다시 거친 임도로 이어지고 있었다.